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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황의 위선은 교회에 해가 된다. 첫번째 이야기
    가톨릭이야기/들어라교회야 2018. 12. 3. 20:23

    가톨릭 교회가 동성애 문제를 바라보는 입장은 교리서 2357항 이하, '동성애자 사목에 관하여 가톨릭 교회 주교들에게 보내는 서한'(1986), '성 윤리상의 특정 문제에 관한 선언'(1976)에 분명하게 드러난다. 동성애 성향과 동성애자를 분리하고, 동성애 성향과 행위는 객관적 무질서이자, 창조질서와 자연법을 거스르는 비윤리적 행동이지만, 동성애자에 대한 차별에는 반대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가르침은 동성애자들이나, 비그리스도교인들을 납득 시키기 어렵다. 그들은 개인의 본질을 구성하는 성적 지향을 그 사람과 분리하는 것이 과연 가능한 것인지를 묻는다. 또한 교회가 주장하는 창조질서와 자연법이란 어디까지나 단지 교회의 윤리일 뿐이라고 항의한다. "교회의 잣대로 왜 우리의 시민적 권리를 제약하겠다는 것인가?" 이러한 도전 앞에서 교회의 진정성은 오로지 언행 일치로 증명될 뿐이다. 가톨릭 교회가 동성애 혐오를 자연법이나 창조질서로 변호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동성애자자들을 존중한다'는 말만으로 입증되지 않는 다는 말이다. 


    이런 면에서 프라도 신부의 저서를 통해 드러난 교황의 자세는 명확한 비판을 받아야 한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교황은 프라도 신부와의 인터뷰에서 '우리 사회에서 동성애가 유행하는 중'이고 이것이 '교회에 영향을 준다'고 언급했다고 한다. 우리 사회의 과연 어디에 동성애가 "유행"하는가? 과연 동성애가 유행하는 것일 수가 있을까?


    교황의 모국과 이웃한 멕시코에서는 2015-2017년까지 매년 40여명이 동성애자라는 의혹으로 살해되는 일이 벌어졌다. 바티칸이 있는 이탈리아에서는 1980년에 두명의 소년이 가족들에게 살해되는 일도 있었다. 목숨을 걸어야 하는 유행은 있을 수 없다. 동성애자로 커밍아웃하는 것은 미니스커트를 입는 일이 아니다. 그런데도 교황이 이를 '유행'이라고 언급한 것은 동성애란 개인의 선택에 따른 성적 타락이라고 생각한다는 의미로 볼 수 밖에 없다. 


    교황의 이러한 태도는 교회에 대한 신뢰, 교회의 윤리적 가르침에 대한 믿음을 흔든다. 말로는 동성애자를 차별하고 정죄하는 것이 아니라고 주장하면서도 실제 행동은 다르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교회가 은밀하고 내재적인 차별과 혐오를 정당화 하기 위해 자연법과 창조질서라는 방패를 꺼내든다는 의문이 정당화 된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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